Sunday, April 29, 2012

4주 군사훈련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26일까지 29일간 전문연구요원 4주 군사훈련을 다녀왔다.
자세한 소감 등등은 됐고. 그냥 매일 매일 매 순간 기록한 메모장을 편집하여 공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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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목) 비
Day 1
국가주의. 이성은 감성의 대체제. 감정을 공유할 수 없는 집단에 대한 통제 방법. 군대는 3차적 대체제인 비인격화를 통한 인격의 목적화를 통하여 그 통제 수단을 찾는 듯 하다.

3/30 (금) 비
Day 2
5시에 불침번 (1)
총기수여식. 중대장이 총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함.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란다. 나는 중요한 일과 대상을 포기하고 여기에 와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I think people are good here. Group of good people not necessarily does good things. There are lots of nonsense in this show of "soldiering". The show is really, seriously gay. I just don't get why I have to do this.

3/31 (토)
Day 3
상의에 이름표 부착. 객체에 인격성을 부여하는 의미인가?
도루코 6중날 면도기를 여기서 처음 써볼 줄이야. 하지만 기대보다는 별로다.
하루가 바쁘게 지나감.

4/1 (일)
Day 4
종교행사 참석 후 청소 등을 함.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일을 만드는 듯.
오후 종교행사. 사람 많은 곳은 어디나 시장바닥과 같이 씨끄럽다.

4/2 (월) 오후 비
Day 5
5시에 불침번 (2)
아침 점호시 체력훈련이 힘듬. 이대로 가면 어깨와 무릎이 아작날 거 같다. 체력훈련에 지쳤는데 군가를 또 시키다니. 전박사는 어른우대정책으로 편하다 했는데 그런거 없는 거 같다. 너네도 늙어봐라.
오전은 군사보안 교육. 직장에서 전산담당자 직책 이전을 하지 않고 온 것이 떠올랐다.

4/3 (화) 비
Day 6
아침 우천으로 체력훈련 생략. 살 거 같다.
아침식사 때 비엔나 소세지가 남았는지 많이 퍼준다. 남겼다. 식사후 처음으로 비데에서 용변을 봄. 시원하다. 비데는 세상 최고의 발명품이다.

4/4 (수) 맑음
Day 7
오늘은 아침 구보(뜀걸음)를 두배로 길게 했다.
근력운동은 요령이 생겨서 피로가 덜 하게 할 수 있으나 달리기는 그럴 수 없다.
오전에는 총기 기계훈련. 오후에는 충성교장에서 총기 예비훈련. 별로 힘들진 않았다.
식사는 지나친 고칼로리 고탄수화물 고염분인 듯. (예: 밥+잡채+식혜)
군대의 사회화, 사회의 군대화.

4/5 (목) 맑음
Day 8
4시에 불침번 (3)
아침 점호 운동이 너무 힘들다. 다리가 땡김. 걷기 힘들다.
부재자 투표소가 굉장히 멀다. 나중에 들어올 사람은 부재자 투표 신청을 하지 말 것을 권유하는 것이 좋겠음.
이곳에도 이제 개나리가 피기 시작.
사격술 예비훈련 후 체력단련. 식사 후 벽돌 나르기까지 함.
소대장 간담회에서 캔커피를 줬다. 이히히.

4/6 (금) 맑음
Day 9
영점사격. 5회째 합격함.
사격중 시계줄이 망가짐. 앞으로 불편할 듯 하다.
영점사격장은 40분정도 걸어서 옴. 합격 후에는 지루한 기다림.

4/7 (토) 맑음
Day 10
6시에 불침번 (4)
지겹다. 지루하다. 4주가 이렇게 긴 줄 여태 잘 몰랐다. 3/29에 입소할 때 올히 윤년이라 있었던 2/29에 대해 생각했다. 그날의 기억이 너무 아득해서 4주가 꽤 길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길다.

4/8 (일) 맑음
Day 11
부활절 주일 아침 예배. 달걀 안줌.
오후 오침 2시-4시.
별다른 큰 일 없이 지나감.

4/9 (월)
Day 12
15 km 행군날 아침. 아직은 맑다. 아침점호 생략. 15 km 걷는 중 7 km 정도부터 발목 통증 시작됨. 끝난 후에는 허리 어깨 ㅁ릎 발목 발가락 통증. 개나리는 흐드러지고.

4/10 (화) 아침에 흐림->오후에 비
Day 13
불침번 (5)
40분간 이동하여 경계교육장 도착.
하루하루가 지날 수록 비효율적이며 무용한 이 군사훈련이 번거롭게 생각되고 지루하며 때로는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우천으로인해 비행기 이코노미의 1/3정도 되는 공간에 웅크려 대기중. 허리가 끊어질 거 같다.

4/11 (수) 밤새 비오다 갬
Day 14
Now it is only a half way to the end of the show.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뭔 사진을 자꾸 찍는다고 귀찮게 한다. 사진은 뭐 이리 많이 찍는지... 사진사가 연대장 친구인가... 병사의 초상권은 어디에?

4/12 (목) 맑음
Day 15
5시에 불침번 (6)
드디어 정확히 반이 되는 날.
한시간여 걸어서 수류탄 훈령장 도착. 오전 집총제식 훈련 후 오후 수류탄. 수류탄은 기대에 비해 느껴지는 위력은 보잘 것 없었다. 수류탄 연습던지기에서 적 표식에 맞추면 상점을 준다고 했지만 하나도 못맞춤.
물집 생김. 허리에 무리가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것 같고 발목과 발가락(우1)의 통증이 계속된다. 저녁엔 쓰잘데기 없는 "자살사고 예방교육".

4/13 (금) 아침에 잠시 흐리다 갬. 오후 맑음.
Day 16, D-13
주간 지형지물, 장애물 돌파요령 교육. aka 각개1 or 기초각개. 포복 등 동작이 어렵고 부상 위험이 큰 동작들.

4/14 (토) 아침에 안개 후 갬.
Day 17, D-12
토요일이라 쉼.

4/15 (일) 맑음
Day 18, D-11
2시에 불침번 (7)
일요일, 쉼. 시간 참 안간다.

4/16 (월) 맑음
Day 19, D-10
화생방 훈련: 다 잘 했는데 마지막 나오면서 크게 한번 흡입. 눈도 크게 뜸. -> 낭패.

4/17 (화) 아침에 안개
Day 20, D-9
기록사격 하는 날. 이제 슬슬 하루하루 메모 남기는 것도 귀찮아지고 있다. 다른 생각도 잘 안나고. 그저 시간이 언제 다 가나 하는 생각 뿐...
기록사격은 215명을 10개 사로에 배치해서 22개조로 나눔. 나는 16조에 배정됨. 20발중 10발 맞춰 합격. 100m 표적 맞추기 은근히 힘들다. 17발 째 10발 성공. 이후 3발은 급격히 집중력이 저하되어 아무데나 쏘게 된 듯. 어쩄건 합격. 야간 사격은 그냥 막 쏘면 됨. 하나도 안보임. 담당 분대장이 재밌지 않냐고 했는데 사실 재미는 없었음.
21시 30분에 불침번 (8)

4/18 (수) 맑음
Day 21, D-8
오전 정신교육. 지겹다.
오후에는 감찰설문. 저녁에 예정된 체력 검정은 의경들만 하고 우리는 안함. 아싸.

4/19 (목) 맑음 후 오후 비
Day 22, D-7
각개전투. 오전에는 수류탄 투척 연습. 시가전 모의 연습, 화생방 치료법 강의
오후에는 종합각개전투.

4/20 (금) 구름 많음
Day 23, D-6
3시에 불침번 (9)
유격. 유격체조는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평소 안쓰는 근육을 자극하는 듯. 설설 대충 해도 뭐라 안함. (전문연이라 그런 듯) 이로써 모든 훈련 종료 (except 행군)

4/21 (토) 비
Day 24, D-5
오전에 장구요대, 탄알집 주머니, 수통피 등 세척. 드디어 각종 옷의 교번주기표와 이름표를 필요한 최소갯수를 제외하고 모두 제거함. 저녁식사부터 우리 소대가 배식을 담당한다. 선배식은 쉬움. 후배식이 일이 많은 듯. 비가 와서 온갖 봄 꽃이 다 떨어진다. 목요일 퇴소라 조금 기대했는데 거센 빗살에 모두 떨어져 아쉽다.

4/22 (일) 비 후 갬
Day 25, D-4
별 일 없이 지나감.
배식일이 생각보다 많으며 덕분에 시간이 조금 더 빨리 가는 느낌. 밤에 라면 취식이 있었으나 먹지 않음.
22시에 불침번 (10). 드디어 초번초를 해봄.

4/23 (월) 구름
Day 26, D-3
한가한 아침. 배식소대도 뜀걸음을 함. 10시반 '초빙교육'이 있어서 28연대 강의장으로 감. 탈북자 가수 '김미영'과 가수 '김나희'가 뭔가를 함 (강연이라기엔 좀... 그렇다고 콘서트라고 하긴 좀...) 재미도 없고...
처음 들어왔을 때 폈었던 백목련이 모두 졌다. 봄은 금방 지나가네.

4/24 (화) 맑음. 쩅쨍
Day 27, D-2
마지막 20 km 행군. 오전 8시에 시작하여 12시 40분에 끝. 마지막 10분을 남기고 잠시 우측 무릎통증. 아침 후배식으로 조금 힘들었으나 어쨌건 끝. 복귀시 군악대가 마중나와서 연주함.
결막염으로 훈련병 2명이 격리됨.
23시에 불침번 (11, 마지막)

4/25 (수) 비
Day 28, D-1
끝까지 부려먹음-_-; 총검술 시간에 청소함. 지겹게 부려먹는다. 청소한거 또 하고... 한거 또 하고... stupid..
점심식사 후 연대장 정신교육 -> 28연대 강당
이쯤되니 매사 짜증만 나고 귀찮기만 한 나 자신을 발견. 내일이 되면 안그러겠지.
저녁을 먹은 후 마음이 다시 너그러워짐.

4/26 (목) 맑음
Day 29, D-Day
전날 모든 개인 용품 정리하고 오늘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세면을 함.
이제 5시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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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소 5시간 전을 마지막으로 내 메모는 끝났지만 마지막 소회로는 나이 갓 50이 안된 연대장 들어온다고 '모든 방문객 여러분'들한테 '허리를 펴고 있으라'라고 한 멘트는 좀 많이 무례했던 거 같다. 군대가 좀 겸손해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팅 끝.

IK

1 comment:

query said...

음.. 한국 와있나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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