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February 26, 2008

물리학자의 살신성인

갈릴레이 이후의 물리학은 지난 몇세기동안 근대 합리적 사고를 바탕하는 과학적 사고방식에 기여를 했고 구체적으로 많은 자연법칙의 발견으로 인간 사회의 물질적 가치를 풍요롭게 했다. 지금 내가 컴퓨터로 쓰고 있는 글도, 만약에 양자역학에 대한 무지로 컴퓨터를 만들지 못했다면 아마 존재하지 않을 글이다. 이처럼 물리학은 인류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나 고전물리학의 극한의 개념과 양자역학의 여러 기괴함은 물리를 하는 사람을 사회적으로 고립시켰고 사회적 부적응자로 만든 측면이 있다. H모양의 "I think 'Weird' is a middle name of all physicists"라는 명언으로 대변되는 이러한 현상은, 인류의 지적발전을 위해 기꺼이 인간성을 포기하는 물리학자들의 살신성인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IK도 그러한 물리학자들 중의 한명으로서, 일상성이 결여된 물리이론에 심취한 나머지 일상(日常)생활에서 이상(異常)함을 보여준 사례 두가지를 유머적인 코드로 소개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서론이 길었는데, 내가 직업병 때문에 좀 이상한 행동을 한 경우가 있어서 써본다.

1. 2002년 어느날, 나는 당시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의 생일선물을 사러 돌아다니고 있었다. 사귀고 나서 첫 생일이었고, 나름 그래서 반지를 사고자 보석상에 들어갔다. 반지는 그때 처음 사보는 것이어서 들어가고 점원이랑 이야기를 하면서야 반지에도 '사이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여자친구는 한국에 있지 않았고, 선물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전화로 사이즈가 뭐냐고 물어보기도 좀 그런 상황이었다. 하여간 그렇게 점원과 대화가 오간다.

나 : 이거 모양은 괜찮은데 사이즈가 맞을라나 모르겠네요.
점원: 음 이거 기본 사이즈예요... 너무 크면 줄여드릴 수 있어요.
나 : (무슨 말이냐는 눈빛으로 점원을 응시)
점원: 아 그러니까요, 반지가 너무 크면 공짜로 줄여드린다니까요.
나 : 아니, 기본 사이즈라며요, 그걸 어떻게 더 줄여요?
점원: 기본 사이즈니까 더 큰거두 있고 더 작은 거도 있죠.

2. 2006년 어느 날이었을 거다. 이곳 미국에서는 자동차를 길거리에 주차할 때 옆에 주차비를 넣는 동전먹는 기계가 있다. 학교 앞 주자장들은 대개 25센트 동전을 넣으면 30분간 주차가 가능하다. 그런데 가끔 그 기계에 'NO PARKING, FROM ___ TO ___'라는 딱지가 붙으면 그 시간 동안은 주차를 하면 안된다. 그 기간 중에는 주차 금지 지역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날은 내가 차를 가지고 학교 앞에 도착했을 때는 대충 오전 10시 근처였다. 아마 2006년 12월 23일이었던거 같다. 내가 차를 세우고 동전을 넣으려고 기계 앞으로 갔을 때 본 것은

"NO PARKING, FROM 12/23/06 9:00 TO 12/23/06 9:00"

이라고 쓰여진 쪽지였다. 한참동안 그걸 그대로 응시한 나는 그냥 동전을 넣고 차를 떠났다. 대략 4시간 후에 돌아와보니 경찰이 발행한 무려 100불짜리 Parking Ticket이 발부되어 있었다. (여기서는 주차 단속을 두군에서 하는데, 한국의 구청직원과 비슷한 parking authority 사람들은 17~25불정도의 딱지를 뗀다. 반면 경찰에게 걸리면 딱지 모양도 다르고 액수도 훨씬 크다.)

뭔가 억울했던 나는 시 법원에 가서 주차금지 표지에 AM과 PM표시가 없어서 착각했다고 주장해서 벌금을 깎긴 했는데 정말 솔직한 이야기를 하진 못했다. 아마 그 말을 하면 판사가 자기를 놀리고 있다고 생각할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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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에피소드들을 이해하는 매뉴얼

1. 양자역학에서 '기본 에너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ground state energy를 나타낸다. 양자역학 뿐 아니라 일반적인 파동역학에서 'discrete mode'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boundary가 한정되어 있는 시스템에서 나타난다. 양자역학처럼 시스템의 사이즈가 극히 작은 영역으로 가고 물질과 파동의 duality가 나타나면 물질이 가지는 energy state도 불연속적인 값을 가지게 되는데 이런걸 quantization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양자화'라는 것은 particle-wave duality를 기본으로 하며 무한하지 않은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수학적, 물리적 결과인 셈이다. 하여간 그러한 이유로 일반적으로, 시스템의 해밀토니안이 주어지면 그 시스템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낮은 에너지를 구할 수 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하여간 그래서 양자역학에서 {ground state energy}={바닥 상태 에너지}={기본에너지}={E_0} 등등은 다시 말해 {시스템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작은 에너지} 인 것이다.

다시 말해, {기본 사이즈}={반지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작은 사이즈} (?)

2. 내가 처음 FROM 9:00 TO 9:00을 봤을 때, 정말 honestly, 난 진정으로, 경찰이 의도한 것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 나는 조금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lim{t->9:00-}t 에서 lim{t->9:00+}t 까지만 주차를 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속으로 '허허 얘네들도 델타펑션을 쓰기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그냥 안심하고 차를 떠났다.

자 여기서 비물리인을 위한 미적분학의 기본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예를 들어 y=|x|라는 함수가 있을 때, 이 함수가 미분 가능하지 않은 함수라는 것을 보일 때 어떻게 하느냐 하면, singularity가 있는 x=0에서 함수의 미분값이 존재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x=0에서의 어떤 값을 보고 싶은데, 0으로 무한히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은 x>0 쪽에서 다가가는 방법과 x<0>0+}의 개념이고 후자가 lim{x->0-}의 개념이다. 이 함수는 두 방향에서 다가갔을 때 미분값 dy/dx가 다르기 때문에 미분가능하지 않다. (간단히 말해서 미분 가능하면 연속이다.)

델타 펑션이라는 것은 delta(x=a)일 때 무한히 작은 수 e에 대하여 x∈[a-e,a+e]구간에서 1/2e의 높이를 가지고 다른 부분에서는 0의 값을 가지는 함수이다. 흠 이렇게 써놓으면 이미 아는 사람만 알아듣는 언어가 된 거 같은데, 다시 말해서 delta(x=a)는 그냥 다 0인데 x=a에서만 무한대로 큰 값을 가지는 함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주로 함수를 샘플링하는데 쓰인다. (Green's Theorem)

판사가 듣고 자기를 놀린다고 생각할 거 같아서 결국 이야기 못했지만, 나는 정말 오전 9시가 되기 조금 전부터(무한히 짧은 시간동안) 오전 9시 조금 후(역시 무한히 짧은 시간동안) 만 차가 그곳에 없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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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을 읽어도 잘 이해가 안되는 분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해설을 읽고 이해했다면 당신은 공학자, 해설 안읽고도 이해했다면 당신은 물리학자. 혹은 수학자.

IK

역시 common sense라는 것은 너무 어렵다. 무엇이 누구 맘대로 'common'이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Sunday, February 17, 2008

시시껄렁한 일상얘기 02/17/08

1. 지난주는 꽤 보람찬 한주였다. 오랜만에 정체되어 있던 프로젝트 몇개도 푸시를 좀 했고, 다른 부분에서 아이디어도 좀 내고 있다. 물론 그 내용을 여기에 쓰라면 당연히 귀찮다.

그림 예쁘지 않나? data analysis한 결과인데, 무려 작년 9월에 뽑아놓은 데이타 가지고 아직도 이러고 있다. 진작에 push했어야 하는데 다른 일에 치여서 못하던 일들... 저 그래프는 결국 analysis program 상의 artifact가 담긴 것으로 결론 나는 분위기지만... 머 제대로 찾아도 그림들이 대충 저리 다 예쁘다. 하지만 여전히 physical thinking은 좀 많이 필요할 듯.

2. 하지만 여전히 블로그에 쓸 껀덕지는 별로 없다. 아무래도 삶이 안정될 수록 이런데 쓸 껀덕지는 줄어드는 거 같다. 아마 작년 10월 11월쯤에 좀 잡생각이 많았던 거 같다. 사실 지금도 해야 할 잡생각이 있긴 한데, 이제는 잡생각마저도 배를 째고 안하고 있다. 일단 3월에 APS는 가야하는데 준비는 안되어있으니 일단 당장 급하게 푸쉬할 단기목표는 있는 셈이니까 그냥 그때까지는 달리고 봐야지.

3. 2월 14일. Valentine day라는데 valentine이 그 맛있는 술 얘기하는 건가. 하여간 그날 유투브에는 SAD: Single Awareness Day라고 동영상이 몇개 올라왔었다. 한두개 보고 나름 재밌게 웄었다. 내년엔 유투브 따위 볼 시간 없었으면 좋겠다.

4. 사실 어느 새 내가 알던 피츠버그의 사람들이 이미 다 졸업해서 떠났다는 걸 깨닫고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새삼 피츠버그에 꽤 많은 사람들이 있으며, 제각각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고,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5. 한국의 집이 곧 이사를 한다. 이제 곧 종로구민.

6. 요즘 삶이 별 variation이 없어서 사실 여기 쓸 말도 별로 없다. 하여간 잘 지내고 있음.

IK

Sunday, February 10, 2008

Pittsburgh Symphony Orchestra 02/10/08

Ludwig van Beethoven, Symphony No. 7 in A major, Op. 92
Lowrence Loh, Conductor
Antonio Vivaldi, The Four Seasons for Violin and Orchestra, Op. 8
Sarah Chang, Violin

오랜만에 장영주공연. 장영주 빠돌이로서 기대하던 공연이었으나...
결론적으로 말해 오늘 공연 전체적으로 너무 안좋았다. 홀의 장치설비도 이상했고, 오케스트라 실력도 좀 이상했고 하다못해 장영주의 비발디도 별로였다.

길게 쓰려면 좋은 소리 별로 안나올 거 같으니 그냥 오늘 글은 웬만하면 간결하게 끝내련다.

일단 무슨 연유인지, 사전 구매표를 찾는 현장의 줄이 너무 길었다. 그리고 그게 공연시간까지 줄지 않았다. 결국 나는 5분정도 홀에 늦게 들어가게 됐는데, 그러한 사정이 있으면 당연히 연주를 늦게 시작했어야 하는데 내가 문을 열려고 하니 이미 베토벤 7번의 A음이 그어지고 있더라. 그리고 나서는 1악장이 끝나고 들어갈 수 있었다.

여기서 문제는 베토벤 7번의 경우는 1악장과 2악장이 아주 자연스럽게, 쉼표 한두개 있는 것처럼 스물스물 이어지는 곡에다가 2악장이 아주 좋기 때문에, (참고로 나한테 세상 모든 음악중에 제일 좋아하는 멜로디를 찾으라면 분명히 베토벤 7번 2악장도 그중에 들어갈 것이다) 1악장과 2악장 사이에 너무 뜸을 들이면 2악장이 죽는다. 사전 구매표를 늦게 찾을 수 밖에 없었떤 사람들이 1악장 이후에 대거 들어오면서 이게 거의 5분정도 곡이 멈추었다. 말러 2번 연주같으면 몰라도 베토벤 7번은 절대 이러면 안된다. 전체 공연을 10분 늦게 시작하는 한이 있더라도 다 들여보내고 시작했어야 옳다.

그리고 장영주 공연에서, 여름의 2악장 쯤에 갑자기 홀 안의 스피커가 켜지고 화이트 노이즈가 새어 나왔다. 그래 이건 그럴 수 있는데 왜 금방 안끄냐고. 그러다가 왜 그걸 얘기하러 퍼스트 맨 뒤 바깥쪽 사람이 들어가냐고... (안쪽도 아니고...) 그 사람이 왜 나중에 다시 들어오냐고... 하여간 여러가지 면에서 너무 허술함이 들어난 연주였다. 여기까지 그냥 연주가 아닌 부분에 대한 불만이고, 본격적으로 연주 얘기를 하자면,

홀 밖에서 베토벤 7번 1악장을 들었을때 현이 너무 쳐진다는 생각을 했다. Loh라는 지휘자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됐는데 한국계란다. 하여간 이 사람이 1악장 템포를 늦게 가져가는데, 그러면 활을 쓸 때 적당한 스피드로 해주면서 슬러를 바꿔줘야 소리가 제대로 난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활을 너무 긴 박자동안 천천히 내리니까 템포도 쳐지는데 볼륨이 확실히 쳐졌다. 첼로, 베이스 파트가 꽤 힘이 있었던 것과 비교해서 너무 허리(2nd vn, va)가 약했다.

2악장은 무난했으나 지휘자의 붙점 지시를 오케스트라가 안따라온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지휘자는 바통 모션을 통해서 좀 더 리드미컬한 연주를 지시를 하는데 오케스트라는 그걸 보기는 하는건지...

3악장은 별 감흥 없었고, 4악장에서는 지휘자가 점점 템포를 당기는게 눈에 보이는데 여전히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에 별 관심이 없는 듯 했다. 결국은 지휘자가 원하는 템포로 점점 당겨져서 마지막 부분에서는 좀 들을만한 연주가 나왔다. (그래서 Loh라는 지휘자에 대해서는 일단 판단 유보. 괜찮은 지휘자 같긴 하다.) 하지만 트럼펫의 대형 삑사리... 게임오버...

장영주의 사계. 아무래도 장영주는 비발디와는 궁합이 안맞는거 같다. 전반적으로 너무 이상했다. 난 음악의 다양한 해석을 좋게 바라보는 편이지만 비발디와 같이 작곡가가 주제를 정한 음악의 경우는 해석의 범위가 상당히 제한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할 때는 연주자가 느끼는 사계절의 모습을 표현하도록 애써야지 그게 전혀 생뚱맞은 연주가 되면 곤란하다는 것인데, 장영주의 사계는 같은 계절 같은 악장 안에서도 너무 coherence가 없어서 대체 이 사람(사라장)이 느끼는 계절이 뭔가...가 전혀 와닿지 않았다. 뭐랄까, 너무 예측 불가능한 연주라서 '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에 직면한 사계절' 정도의 느낌이었달까. 그러면서도 프레이즈간 전환이 너무 굼뜬게, 예를 들어, 여름 3악장, 폭풍이 다가오는 시상의 경우, 폭풍이 다가오다가 잠시 사람들이 대피하게 기다려주는 느낌이 드는게 마치 일기예보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봄에서 2악장, 뜬금없는 스피카토 어색했다. 여름에서는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활터치가 너무 길어서 예보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가을에서는 1악장에서 너무 디테일을 뭉개버리셨고... 게다가 꾸밈음은 너무 오바를 해서 삽입하셨다. 겨울에서는 1악장이 너무 쳐졌고, 2악장에서는 오케스트라가 너무 강한 소리를 내서 언밸런스했다.

전반적으로 낭만파 혹은 집시적인 랩소디를 듣는 기분이었는데 같은 악장 내에서 지나친 템포의 변화 뿐 아니라 지나친 꾸밈음과 절제되지 않은 비브라토, 슬러보다는 어색한 스피카토 혹은 지나치게 강한 데타셰 일변도의 주법이 바로크적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내가 여기서 장영주의 비발디 해석을 이해할 수 없다는 글을 쓴다 해서 물론 이게 장영주의 capacity에 대한 의문은 아니다. 여전히 장영주는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며, 다만 비발디의 해석은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마치 마이스키의 바흐 무반주 모음곡을 듣는 것과 같이,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좀 과한 측면이 느껴진다거나 하는 말을 하고 싶은 거다.

바로크 음악은 오묘해서 꾸밈음과 비브라토가 많이 사용되긴 하지만 남발되지는 않는다. 바로크적인 가장 올바른 해석은 지기스발트 쿠이켄의 연주가 모범적이라 생각되고, 현대적인 해석이라면 아주 다른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어떤 경우라도 오케스트라와는 철저한 사전 협의를 거쳐서 통일된 음악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연주는 모든 해석의 여지를 차치하고서도, 챔버 오케스트라와 솔로이스트 간의 위상차가 존재했다. 사라장이 템포를 당기면 오케스트라는 조금 있다가 템포를 따라오고, 그 새 사라장은 이미 템포를 다시 늦추고 하면서 엊갈림이 존재했다. 대체로 사라장에 호의적인 나지만, 오늘 연주는 별로 좋은 평을 주고 싶지 않다.

IK

Sunday, February 03, 2008

Handel-Halvorsen Passacaglia, duo for violin and viola

요새 며칠간 Handel의 Passacaglia를 Halvorsen이 바이올린과 비올라로 각색한 곡에 심취해있다. 바로 아래 글에서 Janine Jansen과 Julian Rachlin이 같이 연주한 바로 그 곡이다.

다시 쓰는 기념으로,


by Janine Jansen & Julian Rachlin


by Yuan-Wen & Shang-Wu


by YOUNG Itzhak Perlman & Pinchas Zukerman


by OLD Itzhak Perlman & Pinchas Zukerman

이 곡을 처음 딱 들었을 때부터 나는 이게 정말 duo로 잘 만들어진 편곡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는 많은 바이올린-비올라 듀오가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게 두 악기가 비슷한 비중을 가지는 곡을 보지를 못했다. 사실 모차르트의 KV423 같은 경우는 말만 바이올린-비올라 듀오지 실상은 비올라가 반주 이상의 역할을 한다고 보긴 어렵다. 모차르트 뿐 아니다 대부분 고전시대 음악가들이 그런 식으로 접근을 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듀오를 고전시대에서 찾기는 정말 어렵다.

네 개의 동영상을 걸어놨는데 이것들이 내가 유투브에서 찾을 수 있는 좋은 연주들이다. 별로 좋지 않은 연주도 많이 찾을 수 있다.

일단 첫번쨰 Janine Jansen과 Julian Rachlin은 서로 사귀는 사이이고, 상당히 현대적인 해석을 많이 가미하긴 했지만 여전히 찰떡궁합을 보여준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팔분음표 5개로 이루어진 스케일에서 서로 대화하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두번째 두 중국인의 연주는 비엔나에서 연주되었다고 한다. 내 생각에 두 사람은 비엔나에서 음악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한다. 첨부한 다른 비디오에 비해서 이 두 사람은 훨씬 안유명하지만 나는 이 연주가 제일 좋다. 일단 두 사람이 사이가 정말 좋아보이고, 활의 방향이나 연주 방법 등이 너무나 잘 통일되어 있다. 5분 40초경에 나오는 변주가 반복이 되는데 두번째 부분은 활을 브리지에 바짝 대서 특이한 소리를 내는 ponticello라는 주법인데, 하여간 그 부분에서 서로가 저렇게 잘 맞을 수 있다는 거는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서로 마주보고 연주하는 두 사람, 아무래도 사랑하는 사이임이 분명하다. 저 연주가 끝나고 바로 남자가 여자한테 반지를 내밀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거 같지 않냐는거지...

마지막 두개는 펄만과 주커만인데, 이 둘은 10세경부터 서로 알고 같이 연주하던 친구사이라고 한다. 젊은 시절 연주와, 주커만이 지휘자로 데뷔하고 나서 어느날 바통을 받고 펄만이 협연을 하던 날 행해진 듯한 최근의 연주. 두 사람의 사이의 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가? 나는 최근 연주가 미묘하게 더 좋다.

하여간 대략 이틀간 이 곡에 말림의 결과로 악보를 질렀다. -_-

역시 악보를 보니 까다로운 부분이 꽤 있는데, 그래도 할만한 부분이 훨씬 더 많은 걸 확인. 그리고 비올라로도 해보니 역시 연습하면 될거 같은 예감. 그런데 문제는 내가 이걸 연습해도 같이 할 사람이 없다. 비올라 하는 S누나와 가끔 앙상블을 하지만, 뭔가 이런 곡은 유부녀인 S누나와 하면 안될거 같다. -_- 이 곡의 특성상,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대화하여야 할 거고, 특히 극도로 싱크로나이즈가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역시 이건 여자친구랑 해야 할 거 같다. -_- 그래서 상상을 해봤는데 내가 바이올린을 하고 비올라를 내 지금으로서는 가상의 여자친구가 연주하는것보다는 그녀가 바이올린을 잡고 내가 비올라를 잡는게 더 그림이 잘나올 거 같다.

그래서 미래의 그녀가 바이올린을 하던 비올라를 하던간에, 어떤 경우에도 준비된 남친이 되기 위해 바이올린과 비올라 둘다 연습하기로 했다. -_-

음 요즘 무조건 결론은 궁상이 되는거 같은데. 하여간 이 곡에 말 그대로 빠져버렸다. 슈만은 음악을 하나의 언어로 생각했다던데, 그 언어로 대화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 음악을 취미로 하는 사람으로서, 저런 highly interactive 연주를 해보고 싶다.

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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