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서 차를 가지고 몰고 다니는데, 반면 모든 유학생들이 차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아니므로, 종종 라이드 부탁도 받고, 뭐 하여간 그렇다. 오늘도 사실 그렇게 잠시 공항에 갔다왔는데, 오늘은 좋은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좋았다.
다만 그와 무관하게 무심결에 생각이 깊어져 차를 몰면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거나 그러면서 불만스러웠던 기억을 잠시 recall하게 됐다.
일단 이에 관련하여 제일 먼저 드는 생각 중 하나는, 나는 종종 다른 사람들을 공항에 데려다주거나 공항에서 데려오곤 하지만, 정작 내가 어딘가를 갈 때는 항상 버스를 탄다는 점이다. 약간 아이러닉 하다. 나 스스로는 공항에 오갈 때 버스를 타도 무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차를 몰고 가기에는 주차비가 아까우며, 그렇다고 누구한테 부탁하기도 귀찮기 때문이다.
두번째 드는 생각은, 하여간 남의 차를 얻어 타고 전혀 고마운 내색을 하지 않는 사람은 정말 보기 싫다는 것이다. 괜히 라이드를 해줬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사실 고맙다는 마음은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로도 표현이 되지만 경우에 따라 횟수가 많아진다거나 하면, 밥이나 기름값으로 표현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누군가 내 차를 탈 때 최소한 내가 내 차를 이용하는 정도로는 내 차를 아껴서 타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예를 들어 차량용 청소기로 차 내부까지 깨끗히 해놓은 다음날 누군가 타서 모래가 묻은 신말조차 안털고 타는 것은 유쾌한 경험은 아니라는 거다. 더욱이 일부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오물을 차 안 아무데나 방치(?)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소한 거로 뭐라 하는 거 같아서 말도 못하고, 좀 그렇다. 제발 차 시트 위에서 손으로 머리를 빗을 경우 빠져나온 머리카락은 모아서 나중에 차 밖에 버렸으면 좋겠다. 내가 머리카락으로 주변을 오염시키지 않는 남성이라 그런지. 가족이나 여자친구라면 모를까.
예전에 다른 사람 집에서 또 다른 사람의 뒷담화를 하는 자리에 있었던 적이 있는데, 많고 많은 흉 중에 하나가 '차가 있다고 유세를 부린다'라는 것까지 나오는 것을 보고 내 얘기도 아닌데 불편한 마음이었다. 차가 없는 사람이 그런 말을 했는데, 나는 나름대로 responsibility를 가지고 행하는 일에 대해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면 차라리 필요한 도움이 대해 모른척 하는게 낫겠다는 생각도 종종 한다.
차를 운전해준다는 것은 타고 있는 사람의 안전에 대해 금전적이던 비금전적이던 책임을 진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도로교통에는 intrinsic하게 위험이 있고, 누구나 알다시피,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은 광우병 걸릴 확률보다 훨씬 높다. 광우병이 한참 유행하던 시절의 영국산 소고기를 대신 먹어주는 거보다 고위험부담이라고 하면 쉽게 체감이 되려나? 물론 교통사고의 위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항상 우리가 비장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지는 않지만, 라이드 서비스를 받는 사람은 운전자가 그 사람의 안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고 그것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줬으면 좋겠다. 이게 그냥 사람 태우고 장소를 옮기는 단순한 행위만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차 있다고 유세를 부린다'라는 식의 표현은 자연스레 지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운전중인 운전자를 놀라게 하는 행위나, 운전자의 운전 행태에 대한 쓸데없는 argument또한 하지 않는게 좋을 것이다. 운전중에는 누구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도로의 교통상황을 수집하고 그에 근거하여 판단을 내린다. 혹여 위험한 상황이 도출되었다 해도, 그것이 의도된 바가 아닐 것이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너가 판단을 잘못했다'라고 하는 것은 운전자의 짜증만 돋구는 일이다. 운전을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조심해야 할 사항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차를 굴리는 데는 은근히 많은 돈이 든다. 내가 차를 굴린 지난 1년동안 수리비로만 1300불을 사용했다. 차를 사고나서 타이어를 갈고 브레이크를 손본 비용을 제하고도 500불이 남는다. 한달에 50불가량 든 셈이다. 이 비용은 엔진오일 교환, 각종 필터 교환, 등록비용 등이 해당된다. 기름값은 미국이 기름값이 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간과되는 부분인데, 내가 지금까지 매번 기름을 넣으면서 마일리지를 기록한 표에 따르면, 내 차의 경우 1마일을 진행하는데 0.17불에 해당하는 연료비가 소모된다. 역수를 취하면 1달러로 6.21마일을 달릴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공항은 왕복 50마일이기 때문에 연료비로만 8불이 든다는 이야기다. 공항 라이드를 부탁하고 그냥 입을 씻으면, 운전의 피로감, 책임감, 시간 등을 제외하고도 연료비로만 8불을 운전자가 대신 내줬다고 인식해주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래도 이런 얘기는 대놓고 하기가 참 그렇다. 사람들의 인식이 이런 주제에 대해 별로 serious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운전자가 있는데 혼자 뒤에 타는 행위는 나의 경우 매우 불쾌하다. 예전에 친하던 친구 A는 한번 그런 일이 있었고 그에 대한 나의 불만에 대해 serious하지 않게 대했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친구라고 하기 어려운 사이가 되었다. 두번째로, 개인적인 불만 사항 중 하나는, 동승자들이 간혹 내 허가 혹은 동의 없이 내가 듣던 라디오 채널을 돌린다거나, 그러는 경우가 있다. 이것도 내 짜증을 돋구는 행위이다. 두 경우 모두, 가족이나 여자친구라면 용인이 된다.
IK
그냥 그렇다고.
Friday, May 30, 2008
차에 대한 잡념들
Posted by
IK
at
Friday, May 30, 2008
Subscribe to:
Post Comments (Atom)
managed by Ildoo Kim at Pittsburgh, PA




9 comments:
운전자가 있는데 뒤에 혼자 타는 행위<-그냥 잘 이해가 안됨..서로 뻘쭘하게 뭐하는거임??ㅋㅋ 원래 대부분 문제는 첨엔 돈이 문제가 아니었으나 종국에는 돈도" 문제가 되는 상황임ㅎㅎ
근데 bonbon님은 누구심??? 하여간 코멘트 ㄳ
저는 차가 없지만, 구구절절이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혼자 뒤에 타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 아버지 같은 경우는 일부러 저보고 뒤에 타라고 하셔요 아버지가 20년 넘게 무사고 운전 기록을 가지고 계심에도 불구, 앞에 타면 위험하시다면서..
ㅇㅇ 아무래도 앞보다는 뒤가 안전하겠죠. 나도 가족이면 용인이 된다고 썼잖여... 가족도 아닌 사이에 위험하니까 넌 운전하고 난 안전하게 뒤에 앉을께 하는 거도 좀 그렇지...
bon/ 라이드 받는 사람이 뒤에 앉으면, 운전하는 사람이 "운전수"같은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안 좋죠. 한국사회에서만 통용되는 룰인지는 모르겠지만, 회사 입사 교육중에 따로 시간을 할애해서 '차량내 상석' 위치까지 배우곤 했습죠. 조수석에 앉아서 같이 얘기해주고 운전자를 심심하지 않게 해주어야 할 "의무"도 있고...
ik/ 사람마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다 다르다 보니, 차를 얻어타게 된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실수를 좀 한 거 같으네. 친하던 친구 A같은 경우 내가 아는 사람인가? ㅎㅎ 그런 일로 둘 다 친구를 잃는 것보단, 좀 더 부드럽게 처리해서 한 쪽은 기분 언짢을 일 없고, 다른 한 쪽은 차량 탑승 예의에 대해서 배워서 좋고... 뭐 이런 해결책은 없었을까? =)
아 그리고 좋은 의도로 사람들 돕는 일두의 마음은 좋은데... 왠만하면 라이드 해주지 않는 것도 좋은 듯 ㅡ.,ㅡ
기름값도 기름값이지만, 나는 요즘에 "시간 == 돈"이라는 게 너무 확실하게 느껴져서... 라이드 해주는 데 쓰는 기회비용이 기름값을 상회하지 않을까? ㅎㅎ 물론 라이드 대상이 좋은 사람이라 운전하며 대화하는 시간이 즐겁다면 해줄 수 있겠지만, 왠만하면 거절하는 요령도 필요할 듯 =)
mike//
A는 모르는 사람일 것임. 직장이 삼성인데 만났을지도 모르지만 ㅋㅋㅋ 피츠버그에 있던 사람은 전혀 아님.
사실 공항 라이드야 레어한 이벤트에다가 주말 아니면 잘 해주지도 않는데, 그래도 일상 생활에 차 가지고 살다보면 다른 사람 태울 일이 있지...
mike님 글에서 삼성에 대한 충성심이 묻어나오삼.. ㅋㅋㅋ
ik님 욕좀 먹더라도 내키지 않으면 라이드 거절하는 것도 현명한것 같삼.. 결국 그 사람과의 관계에도 도움이 안될것 같고..
나보다 라이드 경험이 많으니 불만도 훨씬 많아지네. 나도 라이드가 정말 귀찮긴 하더라. 지난주 일요일에는 라이드만 하다가 하루가 다 지나가 버려서 좀 어이가 없었지.
다 완전 이해가 가는데, 매우 불쾌한 경우라도 그냥 좋게좋게 해결해. 뒤에 앉아가는 친구의 경우도 기분이 나빴겠지만, 좋게좋게 앞으로 오라고 말하고 ㅎㅎ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