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May 08, 2008

내재된 의미

사람의 신경은 모두 뇌에 몰려있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이 어떠한 감정을 느끼거나 직감을 얻을 때나,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때나 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외부 요인이던 내부요인이던, 자극의 인한 반응의 방향에 대한 결정은 뇌가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또 다른 여러 이유로 나는 '감정'과 '이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눈 것을 매우 경계해왔다. 우리가 이성적이라 믿는 것 역시 맹목적 믿음에 기초해있으며, 우리가 감성적으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도 우리과 이성이라 믿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과정을 거치리라고 생각한다. 사실 오늘 써볼 생각은 이게 아니고.

그리하여 나는 비교적 '무의식'에 대해 믿는 편인데, 어느 사람이 하는 생각은 아무리 그것을 숨긴다 해도 그 사람의 계산되지 않은 언행에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행여 그 사람이 계산된 행동을 해도 그 사람 내부의 모습이 외부에 완전히 영향을 끼치지 않기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말 사소한 행동에서까지 의미를 찾으려 하면 얼마나 피곤할까. 옛말에 '하나를 알면 열을 알 수 있다'라고 하지만 사소한 행동에서 잡아낸 어떤 사람의 행동 패턴이 그 사람의 생각하는 모든 것을 알려줄 수 있다고 한다면 그건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요, 또한 그 사람의 개인성에 대한 맹신이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득 떠오른 옛 이야기가 있어 적어본다.

때는 지금으로부터 r년 전(r은 실수), 지금은 n명이(n은 >1의 정수) 된 옛 여자친구들 중 한 사람과 이별의 단계에 있었다. 사실 그녀가 먼저 이별 통보를 한 지라, 게다가 나는 또 어리던 시절이었고,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고, 약간 추하게 매달리는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나한테 어떤 음악을 하나 보내줬다. 파바로티의 제자이자 맹인 가수로 유명한 안드레아 보첼리와 사라 브라이트만이 부른 'time to say goodbye'였다.

그 음악을 굳이 그 날 내게 보내준 이유는 간단했을 터. 하지만 나는 이별을 통보받은 안쓰러운 마음에 그녀한테 '이 노래를 지금 나한테 보내주는 이유'에 대해 물었단다. "별 뜻 없어요"라는 그녀의 대답과 함께 나는 안심했더랜다.

의미를 찾아야할 곳에서 찾지 못하고, 찾지 말아야할 곳에서 찾으려 한 10대의 끝자락에 비해 지금 나는 그다지 자라지 않은 거 같다.

IK

그녀에게 이글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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