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이 이후의 물리학은 지난 몇세기동안 근대 합리적 사고를 바탕하는 과학적 사고방식에 기여를 했고 구체적으로 많은 자연법칙의 발견으로 인간 사회의 물질적 가치를 풍요롭게 했다. 지금 내가 컴퓨터로 쓰고 있는 글도, 만약에 양자역학에 대한 무지로 컴퓨터를 만들지 못했다면 아마 존재하지 않을 글이다. 이처럼 물리학은 인류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나 고전물리학의 극한의 개념과 양자역학의 여러 기괴함은 물리를 하는 사람을 사회적으로 고립시켰고 사회적 부적응자로 만든 측면이 있다. H모양의 "I think 'Weird' is a middle name of all physicists"라는 명언으로 대변되는 이러한 현상은, 인류의 지적발전을 위해 기꺼이 인간성을 포기하는 물리학자들의 살신성인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IK도 그러한 물리학자들 중의 한명으로서, 일상성이 결여된 물리이론에 심취한 나머지 일상(日常)생활에서 이상(異常)함을 보여준 사례 두가지를 유머적인 코드로 소개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서론이 길었는데, 내가 직업병 때문에 좀 이상한 행동을 한 경우가 있어서 써본다.
1. 2002년 어느날, 나는 당시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의 생일선물을 사러 돌아다니고 있었다. 사귀고 나서 첫 생일이었고, 나름 그래서 반지를 사고자 보석상에 들어갔다. 반지는 그때 처음 사보는 것이어서 들어가고 점원이랑 이야기를 하면서야 반지에도 '사이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여자친구는 한국에 있지 않았고, 선물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전화로 사이즈가 뭐냐고 물어보기도 좀 그런 상황이었다. 하여간 그렇게 점원과 대화가 오간다.
나 : 이거 모양은 괜찮은데 사이즈가 맞을라나 모르겠네요.
점원: 음 이거 기본 사이즈예요... 너무 크면 줄여드릴 수 있어요.
나 : (무슨 말이냐는 눈빛으로 점원을 응시)
점원: 아 그러니까요, 반지가 너무 크면 공짜로 줄여드린다니까요.
나 : 아니, 기본 사이즈라며요, 그걸 어떻게 더 줄여요?
점원: 기본 사이즈니까 더 큰거두 있고 더 작은 거도 있죠.
2. 2006년 어느 날이었을 거다. 이곳 미국에서는 자동차를 길거리에 주차할 때 옆에 주차비를 넣는 동전먹는 기계가 있다. 학교 앞 주자장들은 대개 25센트 동전을 넣으면 30분간 주차가 가능하다. 그런데 가끔 그 기계에 'NO PARKING, FROM ___ TO ___'라는 딱지가 붙으면 그 시간 동안은 주차를 하면 안된다. 그 기간 중에는 주차 금지 지역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날은 내가 차를 가지고 학교 앞에 도착했을 때는 대충 오전 10시 근처였다. 아마 2006년 12월 23일이었던거 같다. 내가 차를 세우고 동전을 넣으려고 기계 앞으로 갔을 때 본 것은
"NO PARKING, FROM 12/23/06 9:00 TO 12/23/06 9:00"
이라고 쓰여진 쪽지였다. 한참동안 그걸 그대로 응시한 나는 그냥 동전을 넣고 차를 떠났다. 대략 4시간 후에 돌아와보니 경찰이 발행한 무려 100불짜리 Parking Ticket이 발부되어 있었다. (여기서는 주차 단속을 두군에서 하는데, 한국의 구청직원과 비슷한 parking authority 사람들은 17~25불정도의 딱지를 뗀다. 반면 경찰에게 걸리면 딱지 모양도 다르고 액수도 훨씬 크다.)
뭔가 억울했던 나는 시 법원에 가서 주차금지 표지에 AM과 PM표시가 없어서 착각했다고 주장해서 벌금을 깎긴 했는데 정말 솔직한 이야기를 하진 못했다. 아마 그 말을 하면 판사가 자기를 놀리고 있다고 생각할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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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에피소드들을 이해하는 매뉴얼
1. 양자역학에서 '기본 에너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ground state energy를 나타낸다. 양자역학 뿐 아니라 일반적인 파동역학에서 'discrete mode'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boundary가 한정되어 있는 시스템에서 나타난다. 양자역학처럼 시스템의 사이즈가 극히 작은 영역으로 가고 물질과 파동의 duality가 나타나면 물질이 가지는 energy state도 불연속적인 값을 가지게 되는데 이런걸 quantization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양자화'라는 것은 particle-wave duality를 기본으로 하며 무한하지 않은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수학적, 물리적 결과인 셈이다. 하여간 그러한 이유로 일반적으로, 시스템의 해밀토니안이 주어지면 그 시스템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낮은 에너지를 구할 수 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하여간 그래서 양자역학에서 {ground state energy}={바닥 상태 에너지}={기본에너지}={E_0} 등등은 다시 말해 {시스템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작은 에너지} 인 것이다.
다시 말해, {기본 사이즈}={반지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작은 사이즈} (?)
2. 내가 처음 FROM 9:00 TO 9:00을 봤을 때, 정말 honestly, 난 진정으로, 경찰이 의도한 것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 나는 조금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lim{t->9:00-}t 에서 lim{t->9:00+}t 까지만 주차를 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속으로 '허허 얘네들도 델타펑션을 쓰기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그냥 안심하고 차를 떠났다.
자 여기서 비물리인을 위한 미적분학의 기본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예를 들어 y=|x|라는 함수가 있을 때, 이 함수가 미분 가능하지 않은 함수라는 것을 보일 때 어떻게 하느냐 하면, singularity가 있는 x=0에서 함수의 미분값이 존재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x=0에서의 어떤 값을 보고 싶은데, 0으로 무한히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은 x>0 쪽에서 다가가는 방법과 x<0>0+}의 개념이고 후자가 lim{x->0-}의 개념이다. 이 함수는 두 방향에서 다가갔을 때 미분값 dy/dx가 다르기 때문에 미분가능하지 않다. (간단히 말해서 미분 가능하면 연속이다.)
델타 펑션이라는 것은 delta(x=a)일 때 무한히 작은 수 e에 대하여 x∈[a-e,a+e]구간에서 1/2e의 높이를 가지고 다른 부분에서는 0의 값을 가지는 함수이다. 흠 이렇게 써놓으면 이미 아는 사람만 알아듣는 언어가 된 거 같은데, 다시 말해서 delta(x=a)는 그냥 다 0인데 x=a에서만 무한대로 큰 값을 가지는 함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주로 함수를 샘플링하는데 쓰인다. (Green's Theorem)
판사가 듣고 자기를 놀린다고 생각할 거 같아서 결국 이야기 못했지만, 나는 정말 오전 9시가 되기 조금 전부터(무한히 짧은 시간동안) 오전 9시 조금 후(역시 무한히 짧은 시간동안) 만 차가 그곳에 없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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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을 읽어도 잘 이해가 안되는 분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해설을 읽고 이해했다면 당신은 공학자, 해설 안읽고도 이해했다면 당신은 물리학자. 혹은 수학자.
IK
역시 common sense라는 것은 너무 어렵다. 무엇이 누구 맘대로 'common'이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Tuesday, February 26, 2008
물리학자의 살신성인
Posted by
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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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February 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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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d by Ildoo Kim at Pittsburgh, PA




11 comments:
나는 공학자구나. -_-
1, 2번 둘 다 물리수업을 들었을 때였으면 문제만 보고도 추론했을 법한데 ㅎㅎ
진짜 대단한 직업병이긴 하네;;
나는 Object-Oriented 하게 글을 읽거나 글을 방어적으로 쓰는것.. 정도가 직업병일까나. 금방 떠오르는 것은 없넹
100%공감하지만 물리학자나 수학자는 아니라고 생각함,ㅎ
형 지못미. 매우 공감.
석양보러 가서 일몰시간 계산하는 유모군도 있답니다-_-;
방금 H모양 블로그 갔다왔는데 그 사람은 피아노 치다가 메조피아노(mp)를 보고 질량*운동량 생각하고 그랬더만 -_-ㅋㅋㅋ
그대도 나와 비슷한 직업병에 걸렸군.
그러나 난 겨우 일반물리를 떠올렸을 뿐.
양자 역학을 떠올린 자네가 훨씬 중증이라고 생각하오!
(난 자네보단 normal! :))
간미연...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개그구나. -.-;; 예전에 과외할때 한참 써먹었었는데.
-_-;;;;;;;;;;;
어이없어요. 특히 limit은 =.+
아 mp 보니깐 생각나는건 ㅋ
고딩때 AP Chem 듣고 그다음시간 orch에 가서는, mp 보고, 왜 악보에 melting point가 써있지 하고 한참을 고민했다는;;;
이해는 가지만 공감은 안되는, 미묘한 상황.
선혜// 당신보다 중증 소리 듣고 싶지 않아 ㅋㅋㅋ
dj// 형도 물리학자
xellos// 너도 물리학자
gg// 너는 금붕어 ㅋㅋㅋ
2번은 프로그래머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은데...... -_-
물리학자와 프로그래머의 차이는, 물리학자는 9시에 "무한히 짧은 시간 동안 차가 없으면 된다."라고 생각하겠지만, 프로그래머는 "어, 조건식이 항상 false니까 신경쓸 필요 없군."이라고 생각할 거라는 거?
그러므로 프로그래머가 되면 8시부터 10시까지 쭉 세워놓아도 되는 장점이 있음...(??? -_-)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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