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최근에 아이폰이 들어간 것 같고, 한차례 난리 부르스가 지나간 모양이다. 아이폰이 좋네 나쁘네 하는 글들도 많이 봤는데 보다 보니 뭔가 좀 스마트폰 처음 써보는 사람이 아이폰 한번 써보고 감탄만 하는 느낌이라 한번 써보는 글이다.
일단 한국의 대개의 사람들이 그렇듯, 나는 휴대전화를 1999년 처음 쓰게 되었다. 대학에 들어간 해이기도 하지만 당시 보조금에 힘입어 1998년-1999년 사이에 1만원 폰이 나오면서 한국에 아마 처음으로 휴대폰 대중화 바람이 불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나는 2001년 경에 처음으로 PDA라는 것을 써봤고, 미국에 나온 이후로는 줄곧 스마트폰을 써왔고, 게다가 Palm OS부터 해서 Windows CE, Windows Mobile, iPod Touch까지도 다 사용해봤으니 그래도 역사를 논하기에는 본 것은 좀 있을 거 같다. 다만 심비안은 써본 적이 없어서 언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PDA가 스마트폰으로 진화한 것인지, 핸드폰이 스마트폰으로 진화했는지, 핸드폰과 PDA가 융합되어 스마트폰이 된 것인지는 매우 불확실하지만 확실한 것은 스마트폰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존재했다는 것이고 PDA의 진화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Handspring이라는 회사는 PalmOS를 올린 PDA visor라는 제품은 1999년 처음 나온 제품인데, 이 것의 악세서리 중에는 cell phone module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은 PDA에 cell phone을 올린 형태로 만들어지며, 이는 iPod Touch를 기초로 만든 iPhone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애플이 무엇을 먼저 설계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그래서 iphone의 혁신성을 생각하기에 앞서서 다른 스마트폰이 어떤 발달 과정을 보였는지, 생각해볼 이유가 있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나는 iphone은 디자인 말고는 전혀 혁신적인 면이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예전 스마트폰의 대세는 Palm이었다. 미국 드라마에서도 treo600/650기종은 흔히 볼 수 있었고 (나도 사용한 적이 있는 모델이다) 실제로 거리에서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요새는 그 역할을 아이폰이 하고 있지만, 실상 따져보면 두 기계는 거의 비슷하다.
일단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점이 같고 라이브러리의 개념이 없는 것이 같다. 이게 무슨 의미를 지니냐면, PDA/스마트폰 용 프로그램은 다른 PC/Mac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보다 생각해야할 것이 많(았)다. 왜냐하면 일단 장치 자체의 CPU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프로세스를 많이 올리기는 곤란하고, 그렇다고 안올리자니 기초적인 프로세스들 - 예를 들어 설정된 알람을 호출하여 소리를 낸다거나 - 은 꼭 필요하다는 게 문제였다. 하여간 아이폰이나 PalmOS에서나 구현한 것은 비슷한데, 프로그램이 실행되면 프로그램이 모든 통제력을 넘겨받게 되고, 이 경우 아주 높은 수준의 기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Apple은 모든 프로그램을 지네 App Store에 올리면서 안정성을 검증하게 되기 때문에 아이폰이 잘 다운되지 않는 건 당연하고, 이러한 시스템에서 안정적이지 못하다면 그 회사의 기초 능력 자체를 의심하여야 할 것이다. 아이폰과 달리 역사가 오래된 PalmOS에서는 가장 비판받은 것이 이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점이었는데, 이것은 약간 역사적 의미가 있다. 불편한 점이란, 예를 들어 문자를 쓰다가 잠시 주소를 확인하고 문자를 쓰러 돌아오면 문자를 처음부터 써야 한다거나 그런 문제였는데, 이것은 플래쉬메모리가 저렴하고 가격이 싸지면서 휴대용 장치가 컴퓨터처럼 저장공간과 프로그램 실행공간을 각기 가지게 되면서 해결되어왔다. 예전 기기는 ROM과 RAM만이 있었기 때문에 예를 들어 문자를 칠 때 문자는 램에 저장하게 되고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그 정보를 저장해놓은 포인터까지 같이 없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많은 '핵' 혹은 'DA'라 불리는 것들이 등장하고 글을 읽다가 잠시 사전을 찾아보고 하는 정도의 일은 팜에서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한 팜의 독주 와중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 윈도우즈 모바일인데, 실제로 이 운영체제는 윈도우와 같이 프로그램들이 공유하는 라이브러리를 가지고 있었고, 윈도우와 궁합이 꽤 좋았다. (오피스 등). 그리고 멀티태스킹이 되었는데, 이게 프로그램 메이커들이 매뉴얼 따라 잘만 만들면 큰 문제가 없을 텐데, 워낙 프로그램이 종료되도 메모리를 잘 다시 내뱉지 않는 녀석들이 많아지면서 '불안정성'에 대해 비판을 받게 된다. 윈도우즈 모바일이 스마트폰을 장악했던 시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어느정도의 점유율을 잃지 않고 꾸준히 가져갔던 거 같다. 이보다 약간 이후에 등장한 것이 블랙베리고, 블랙베리는 그야말로 웹, 메일에 충실한 느낌. 그리고 이후에 예전 팜처럼 흔하게 보이게 된 것이 아이폰이다.
팜이 거의 소개 되지 않고 스마트폰 하면 윈도우즈 모바일만 생각했던 한국에서 아이폰이 신선할 수 있겠지만 사실 아이폰은 전혀 나에게는 신선하지 않았다. 아이폰에서 되는 것은 팜에서도 가능했고, 팜이 잘 나갈 때는 현재 App Store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치의 방대한 양의 어플리케이션이 있었다. 다만 그것이 중앙집중이 안되어 있었고, App Store로 인해 간단히 다운받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면에서는 애플에도 점수를 줄 수도 있겠으나 사실 그것이 옳은 방향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윈도우즈 모바일처럼 복잡하지 않은 초기화면 (런쳐), 그리고 손쉬운 어플리케이션 설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등등이 팜의 과거와 닮았으나, 팜은 가지지 못하였으나 애플이 가진 것, 또 그것 때문에 히트를 친 것은 몇가지 있다.
첫번째로 훌륭한 브라우저이고, (팜은 당시 웹킷이 없었다) 두번째로 미려한 디자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앙 집권적인 어플리케이션 배포 시스템이다. 첫번째는 기술의 발전으로 해결 된 거 같고, 디자인이야 사실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지만 애플이 디자인이 괜찮다는 것은 어느정도 공통된 의견으로 인정해야할 거 같고. 마지막 App Store는 애플 이후 모든 메이커들이 공통적으로 도입하는 부분인데 이게 예전에 통신사 위주로 돌아가던 자바 프로그램 스토어와 본질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자유스러움에서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뭐, 결론적으로 나도 따지고 보면 애플까인데, 아이폰 좋아하는 애플빠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은 "니들이 참신하다고 좋아하던거 예전에 다 있었거등"이고 내 개인적 의견은 모바일의 미래는 안드로이드라는 것이다. 내가 구글빠라서가 아니고.
IK
뭐 그냥 잡상이라니까.
Sunday, December 06, 2009
스마트폰에 대한 잡상
Posted by
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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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December 06, 2009
Labels: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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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한국 아이폰 열풍은 나도 좀 놀랬다. 생각해보면 그럴만도 한게, 여기서도 아이폰 처음 나왔을 때에는 장난아닌 열풍이 불었으니깐.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된 한국이라고 해도, 2년후에 같은 열풍이 분다는게 좀 신선하긴 했다.
암튼, 나도 아이폰이 별게 없다는데에는 동의. 최소한 학교-집만 왔다갔다하는 나에게는 일반 전화보다 커서 가지고 다니기 힘든 물건일뿐.
아이폰의 최대의 장점은 완성도라고 생각함. 요즘 전자제품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장인정신이라고 할까. 뭔가 수치상으로는 표현이 안되지만, 제품 안팎으로 세심한 노력을 들인 느낌? (예전 IBM Thinkpad 느낌?)
팜도 webos 나름 열심히 만든거 같은데, 망해가는것 같아서 안타까움..
하지만 나는 잡스횽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는게 싫어서 다음달에 나온다는 htc passion으로 고고씽~ (근데 요즘은 구글이 제일 무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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